자산 버블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고 대개 사후 진단에 가깝다. 다만 각 자산이 지닌 기본 내재가치에 비해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거품이라고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거품형성의 가장 큰 요소는 인간의 탐욕과 광기에 가까운 투기 DNA다. 그리고 그 탐욕을 부채질하는 것이 바로 금융의 발달, 신용팽창, 심지어 중앙은행, 빚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 행위다.
돈이 많이 풀리고 대출이 급증하면서 수요가 갑자기 몰리고 가격이 오르면, 탐욕은 더욱더 활활 타오른다.
버블의 3대 조건을 꼽는다면 자산 가격이 오를 만한 원래의 기본적 요건, 시중 유동성(통화팽창), 그리고 그 과잉 수요를 만드는 레버리지 요인(신용팽창)이다. 여기에 종종 정책적 요인이 자산 가격 거품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한다.
미국의 수많은 제조업체가 싼 인건비와 세금을 찾아 멕시코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떠났고, 이렇게 가격을 낮춘 공산품들은 미국의 물가를 낮추고 미국 가정의 잉여소득을 만들었다. 긴 안목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미국 부동산시장의 장기호황 역시 미국 가계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들ㄹ여온 저렴한 공산품을 사용하면서 시작된 결과이기도 하다.
믿었던 금융이 미국을 망하게 할 뻔했다는 교훈은 미국의 정치인들을 바꾸었다. 새로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양적완화라는 초유의 위기 수습책을 내놓는 동시에 자국 제조업체의 본국 귀환을 독려하는 이른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했다. 조저업의 공동화가 낳은 일자리의 감소, 특히 선거 때마다 당락을 결정짓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로 구성된 녹슨 공업도시 지역의 제조업 부활을 추진한 것이다.
세계화는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비교우위가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하면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이것이 전 세계의 부를 그만큼 증대시킬 것이라는 기대로 살아온 30년이었다. 국제적 분업은 대세였고 각국은 자국의 산업 발전 단계에 따라 경쟁우위의 산업을 넓혀 가기 위한 경쟁을 했을 뿐 전체를 아우르려는 시도는 사실상 구시대의 산물 취급을 받았다. <분업적 시너지>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이 나타내는 미국 우선주의는 다른 말로 하면 ‘반세계화’다. 트럼프는 세계의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이라는 선언을 한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STRONG TOGETHER’라는 구호를 내놨을 때 트럼프와 참모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힐러리가 영악하게도 나름의 미국 우선주의를 들고나왔더라면 트럼프의 구호가 갖는 위력이 반감됐을 텐데 ‘STRONG TOGETHER’는 여전히 세계화를 지지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양극화의 원인은 결국 좋은 일자리의 부족이다.
소득의 과다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일자리는 소비자로서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국 노동시장의 탁월한 유연성은 언제든 회사의 결정에 따라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환경하에서 노동자들이 느끼는 위기 의식은 높아진다.
이 양극화를 트럼프는 자기의 어젠다로 만들어 버렸다. 그의 영악한 표 계산의 산물이다. 양극화란 50대 50의 두 패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상위 1%와 나머지 99%, 아무리넓게 잡아도 상위 10%와 나머지 90%의 양극화다. 경제적 피해의식을 가진 절대다수의 미국인에게 그의 미국 우선주의는 그를 양극화를 해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왜 아무도 트럼프의 당선을 점치지 못했다.
필자는 언론사의 생리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의 연설을 가만히 들어보면, 물론 매우 과격한 언급도 있으나, 그는 항상 미국이 어떻게 변해야 하며 그 변화를 자신이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시종일관 얘기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유세장의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에게 무례한 짓도 했고, 야유하는 청중을 끌어내는 상식 밖의 행동도 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이런 언행은 전체 연설이나 캠페인 과정을 고려하면 그저 극히 일부분이고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신문의 헤드라인은 바로 그 해프닝으로 채워졌고 방송의 브레이크 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럼 미국의 주류 언론은 왜 이런 보도 태도를 보일까?
답은 두 가지다.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그들을 싫어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도널트 트럼프를 활용해 발행부수를 늘리고 시청률을 늘리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지금까지도 주류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중요한 코멘트를 기성 언론이 아닌 트위터를 통해서 하고 있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불만처럼 미국의 주류 언론은 트럼프를 고의로 왜곡하고 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 사람이나 언론이나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설정한 프레임이란 걸 바꾸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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