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미국의 국가부채와 경제상황(1940년대와 현재의 차이)

Larry Kim 2021. 9. 10. 10:52

현 미국 부채는 28조 달러로 한화로 약 3경 2천조원을 넘어섰으며, GDP 대비 부채비율도 136%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은 이전 최고치인 1946년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시점인 119%보다도 약 20%상승한 수치다.

136%과 119%은 수치상으론 큰 차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미국이 직면한 부채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1. 1940년대 이후 국가부채 흐름

<1939년~1973년 GDP 대비 부채비율>

제2차 세계대전 시기동안 미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필수적이었다. 당시 전쟁을 위해 국내에 대량의 산업 및 생산 설비를 건설했고, 파병된 이후 자국으로 돌아온 800만명의 군인들에게는 대학 교육, 공공 교육, 주택담보대출 지원 등의 혜택을 주어졌다.

따라서 정부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많은 양의 국채를 발행했고, 이로 인해 부채는 41년 45%에서 46년 119%로 약 2.6배 가량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1946년 이후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118%를 고점으로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이러한 부채비율의 극적인 반전을 가능케 했던 요인들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2. 국가부채의 감소를 가능케 만들어준 요인

1) 높은 GDP 성장률

<1930년~2019년 GDP 연간성장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45년부터 1970년 초반까지는 경제 성장의 황금기였다. 약 2년간 군사 비용 지출 감소로 GDP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반대로 종전에 따른 국방 예산 확장에 대한 압박이 감소했고, 이에 정부 재정 상태는 흑자 전환될 수 있었다.

또한 이 시기 대공황과 전쟁으로 장기간 억눌려왔던 소비자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1942년부터 57년까지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로 출산율 또한 상승하며 미국 경제 성장의 황금기를 견인했다.

2차세계대전과 현재를 10년간의 연평균 성장률로 비교해보자면 1947~1956년 4%, 2010~2019년 1.48%이다.

2) 높은 인플레이션율

<파란색 선: 실제 인플레이션율, 파란색 점: 인플레이션 예측>

전쟁 기간 동안 연준은 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고정했으며, 완화적 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임금 및 물가의 직접 통제를 실시했다.

종전으로 통제가 해제되며 물가는 급등했고,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1946년부터 1951년까지 연평균 약 6.5%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국가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 국채 수익률을 2.5%로 제한해 인위적으로 낮은 실질금리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이에 국채 보유자들은 부채 부담을 떠안으며 희생되었고, 부채의 가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희석되었다.

반면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위적인 GDP의 상승은 120%의 가까운 부채 규모를 GDP 대비 40%까지 줄여지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잊지말아야 할 것은 당시만해도 현재와 같은 MMT식 모럴헤저드가 존재하지 않던 시기다. 그 만큼 미 정부는 부채를 갚기위한 노력 또한 등한시하지 않았다.

현재도 대규모 부채의 해결책으로 과거의 정책과 같이 장기금리는 고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여 부채를 줄여야 한다, 혹은 연준이 이를 의도케 할 것이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40년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40년대는 정부의 통제가 강해 화폐 가치가 하락을 우려한다고 해서 자본의 이동 또는 금의 사적소유가 불가능했고, 당시는 기업이나 민간 모두 채권을 사는 것 외엔 별다른 옵션이 없었다, (정부가 기업과 민간 모두에게 전쟁채권을 구매하도록 강요했고, 당시는 이가 받아들여지는 시기였다.)

현재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헷지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이 존재한다. 만약 과거와 동일하게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고자 시도한다면, 이는 오히려 채권의 장기적인 가치를 하락시켜 채권보유자가 대거 이탈하게 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3) 정부의 예산 제한정책

<1941년~1960년 재정적자 흐름>

1941년~1945년 재정 적자 비율은 GDP 대비 평균 20% 이상을 기록했으며, 43년 재정적자는 역사상 최고치인 26.9%에 달했다. 하지만 종전 후 정부는 부채규모 축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예산 제한정책을 펼쳤고, 결과적으로 정부 지출을 감소시키며 2년 후인 47년 재정수지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었다.

* 재정적자란 정부가 쓴 세출 규모가 거둬들인 세입 금액을 넘어서 발생하는 적자를 말합니다.

<1998년~2021년 재정적자 흐름>

반면, 2000년대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심각한 적자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부족한 돈을 중앙은행에서 차입하거나 국채를 팔아 메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 기간 동안 GDP 대비 적자 예상치는 20년 17.9%, 21년 15.6%로 이는 전시상황에 버금가는 수치이다.

<2008년~2021년 GDP 대비 부채비율>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시작된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가부채는 점차 늘어나다가 작년을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사상 최고치의 부채비율을 기록했으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규모 양적완화는 전례가 없는 규모와 속도로 평가되고 있다.

1940년대 당시에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정책과, 이에 대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희생이 뒤따랐고, 이는 승전국의 위치에 있던 미국이 YCC (수익률곡선통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주었다.

반면 오늘날의 미국은 부채로 인해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 속에 펜데믹까지 발생하여 큰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40년대와는 완연히 다른 사회적 분위기는 민간의 희생은 커녕, MMT와 거의 유사한 방향으로 깊이 향하여 있다.

핵심은 당시 40년대와 현재는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체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2008년~2021년 연준 총 부채 보유량>

* 2008년 1월에서 2021년 9월 연준 자산 변화

- 연준 대차대조표: 8,800억 달러 → 8조 3,500억 달러 (약 9.5배 증가)

- 국채보유량: 7,280억 달러 → 5조 3700조 달러

- 모기지 채권 보유량: 0 → 2조 4380조 달러

언제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미국 국채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미국채의 위상 또한 예전 같지 않다. 점점 더 커져가는 재정정책의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추가 국채발행량의 대부분을 연준이 매입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속해서 부각된다면 국채의 안전자산의 역할은 점점 더 약화되어 미국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궁극의 재정위기는 정부가 돈이 필요하여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아무도 채권을 매입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롯될 수 있다.만약 민간의 채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연준이 추가 국채를 모두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증가하여 인플레이션의 가속화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는 다시 달러의 약세를 초래하여 악순환의 연결고리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