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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iz] 코로나, 단순 전염병 아닌 정치문제…새 국제질서 필요성 깨우쳐

Larry Kim 2021. 12. 10. 16:48

[Books&Biz] 코로나, 단순 전염병 아닌 정치문제…새 국제질서 필요성 깨우쳐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891028

 

[Books&Biz] 코로나, 단순 전염병 아닌 정치문제…새 국제질서 필요성 깨우쳐

Aftershocks / 콜린 칼·토머스 라이트 "코로나19는 보건 문제가 아니었다. 정치, 외교, 그리고 국제질서의 문제였다." 처음엔 한밤 큰길에서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처럼 급작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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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iz] 코로나, 단순 전염병 아닌 정치문제…새 국제질서 필요성 깨우쳐

 

Aftershocks / 콜린 칼·토머스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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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코로나19는 보건 문제가 아니었다. 정치, 외교, 그리고 국제질서의 문제였다."

처음엔 한밤 큰길에서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처럼 급작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다음달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을 꽉 채우고 3년 차. 어쩌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지, 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세상을 설명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대전제는 모두 비슷하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완벽히 다른 세상이라는 것.

 

지난 9월 미국에서 출간된 콜린 칼·토머스 라이트 공저의 'Aftershocks'도 비슷한 맥락이다. 'Aftershocks'는 코로나19 충격이 온 이후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여진을 추적한다. 하지만 저자들이 코로나를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과학도 경제도 아닌 정치·외교다. 코로나19는 보건 문제인 줄 알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정책으로 극복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건 처음부터 정치인들의 책임이었다는 것. 코로나19는 방역 문제가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질서가 뒤바뀐 일대 사건이라는 게 저자들이 책을 쓰게 된 동기다. 코로나19는 결국 2020년 시작된 부수 현상이 아니라 지정학적 변화의 중심 사건이었다는 얘기다.

사실 이 책을 집어들기 전 저자 이름만 보고 한쪽에 치우친 책이 아닐까 걱정도 있었다. 저자 콜린 칼은 현재 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 미 국방부에서 3인자다. 공저자 토머스 라이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유럽센터장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비판해왔던 인물이다. 저자들이 둘 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가깝다 보니 이 책도 바이든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옹호하는 부류가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두 저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이스라엘, 세계보건기구(WHO) 등 고위직 60명을 인터뷰한 후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의 주장 중 눈에 띄는 3가지만 꼽아보면 이렇다.

첫째, 코로나19 초기 주요 7개국(G7) 체제는 이미 무너졌고, 이로 인해 국제사회 공조는 물 건너갔다. 75년부터 무려 45년간 한 해도 빠짐 없이 만났던 7개국은 2020년 처음으로 정상회의를 취소한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못 만난 줄 알았던 G7 정상회의가 사실은 미국·독일 간 갈등 때문이었다는 게 이 책에서 처음 소개됐다.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2020년 3월 G7 외교장관들 간 영상회의가 이뤄졌는데, 이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은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명시할 것을 주장하면서 공동성명 채택을 거부한다. 이후 5월 2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로 G7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지를 알렸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전쟁에 참전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미국 우선주의 때문에 유럽의 맹주 메르켈과 트럼프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전화를 끊지도 않았는데 욕설을 퍼부으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각자도생이다. 각국이 국경 봉쇄, 마스크 등 위생장비 대란, 백신 수급 불안 등을 겪으면서도 G7 차원에서 국제공조란 건 없었다. 각자 주변국들과 알음알음 공조하면서 코로나 시국을 견뎌왔다는 얘기다.

둘째, 코로나19를 막지 못한 WHO는 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했다. 말이 정부 간 기구이지 사실상 민간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연구소 같은 지배구조를 가졌다는 얘기다. 중국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면서 코로나19 원인 조사조차 제대로 못하고 수개월을 낭비한 것은 중국의 자본 기여가 크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WHO를 탈퇴해버리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셋째, 결국 코로나19 이후 바뀐 외교·국제질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미국은 직시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금융시장에 위기가 생겼던 2008년엔 전 세계가 뭉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위기엔 전 세계가 뿔뿔이 흩어지다 못해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심화됐다. 그 이유는 미국의 패권이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라는 초특급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트럼프도 코로나19 대처가 허술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해서 나을 것은 없었다. 미국은 뒤늦게 백신을 개도국과 나누겠다고 했지만, 중국은 이미 백신 외교를 펼친 후였다.

코로나19 덕분에 알게 된 것은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취약했다는 깨달음이다. 전후 국제질서를 호령했던 그 미국이 더 이상 아니라는 자각이다. 50만명 넘는 사람이 희생당했고, 지금도 매일 3000명씩 사망자가 생기는 위기 속에서 미국이 깨달은 게 있다면 지금 당장 국제질서를 손질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교훈이었던 셈이다.